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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 그리고 통보

 

검사를 하러 가기 전까지 

그 순간에도 엄청나게 두려움에 떨었던 것 같다. 

 

당장 자차가 없는데 어떻게 선별진료소를 가야할까

어린 자녀와 함께 검사를 받으러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도 너무 두려웠고

나의 동네에 걸어서 갈 수 있는 선별진료소 하나 없다는 것도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은 그래서 공유차량을 이용하기로 결심을 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최대한의 동선이 겹쳐서는 안되니까

그래서 일부러 차량 대여시간도 넉넉하게 했다.

내가 사용한 이후에 혹여나 다른 누군가에게 

또 다시 감염이라는 환경에 노출이 되서는 안되니까

그래서 사용전 후에 환기도 시키고 

운행중에도 문을 열고 달렸다.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다.

 

벌써 검사를 끝내고 온지도 36시간이 훌쩍 지났다. 

다른 분들은 나와 비슷한 시간에 검사하신 분들은

진작에 검사 결과를 문자로 안내받았다는데

나는 여태 아무 소식이 없다.

그래.. 별일 없으니까 아직도 나는 집에 있겠지?

라며 마음을 달래기도 하지만.. 

 

보통 코로나 검사 결과 이후에 

음성이면 문자로 안내를 받을 것이고

양성이면 전화로 통보를 받고 바로 집으로 온단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것으로 앰블런스를 타고 이동을 한다지..

 

집에 반려동물도 있는 나로써는

정말 근심이 가득하다..

 

혹여나 내가 양성이라면 이 아이들은 당장 어떡하지?

누가 돌봐줄 수 있을까.. 정말이지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검사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집을 치우는 것, 소독하고 집에서도 조심하는 것, 환기도 수시로 하고

바깥 창문 열어서 나름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고 쉬는 것

그것 말고는 없었다. 

 

내일 오전에도 아마 문자가 오지 않는다면

나는 결과 누락이 확실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부디 내가 양성이 아니기에 이렇게 누락이 된거라면 

그렇게 내가 몇 시간을 마음 졸이며 기다린거라면

그래도 천만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너무 바쁘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양성이라면 이렇게 치료 못 받고 방치된게 맞나 싶기도 하면서

그마저도 다행이다 싶기도 하면서..

나는 내가 지난 일주일간 만난 사람들을 떠올리며

벌써부터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솔직히 뻔한 동선에 만나는 사람들도 한정적이였다지만

그래도.. 그냥 내가 목이 아픈것 만으로도 나는 죄인이 된 기분이 많다. 

혹여나 누가 나로 인해서 이 무서운 병에 감염이 되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에

그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난 1년동안 내가 너무 안일했나, 

검사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고

동선이 겹치거나 한 적이 없었기에 

많이 무뎠던 것 같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것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내 목이 아프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마음이 참 불편했다. 

그 동안 검사하셨을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너무 미안하기도 했다. 

 

정말 누구는 걸리고 싶어서 걸렸겠나 싶다가도

우리 각 개개인이 조심하고, 개인위생 잘지키고, 사회 준수 사항들만을 잘 지켜도

우리 모두가 더 건강한 2021년을 보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몇일 간 신경을 정말 많이 쓰고 불안한 마음에

잠을 계속 설친 상황이고, 솔직히 말해서 입맛도 잃어버렸었다.

주구장창 따뜻한 물만 내리마시고, 차만 마시면서 진짜... 허허..

음성이든 양성이든 어서 결과를 받고 편하게 자고싶다..

마음 편하다는게 세상 감사하다..

 

잘못할 짓 하지말고 

미안한 행동 하지말고 

나쁜 행동하지 말고 

그냥 맘 편하게 웃긴 짤들 보다가 잠을 자던

나의 삶의 패턴이 요 몇일 다 무너진 걸 보면서...

진짜 참 무섭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우리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이런 세상을 만들어 버린것도 미안하고 

이 아이에게는 코로나, 사회적거리두기가 너무나도 당연시 되어버렸고 

올해 바다에 맘 편히 뛰어놀아 보지도 못한 것도 미안하고

그냥 모든게 너무 미안했다.

 

진료소를 찾아서 검사를 하면서도

자기가 왜 이걸 해야하는건지, 무섭다고 말하던 아이가

그 모습이 너무 미안하다...

 

엄마가 아빠가 조심하고 또 조심할게.

미안하다,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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